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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국선들의 주유천하 관동팔경(關東八景) 上


가을은 찔끔 비에 벌써 저만치 자취를 감추어 버리니, 오상고절(傲霜孤節)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턱없이 시각(視覺)부족(不足)하다.
면앙정(俛仰亭) 송순(宋純: 1493~1583)은 시절가조(時節歌調)황국화(黃菊花)를 읊었고,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 1915~2000)는 내 누님 같다고 표현(表現)한 가을의 진객(珍客) 국화(菊花)의 탐스러운 봉오리를 보고 있노라면, 풍성(豊盛)한 마음이 한가득 가슴에 차올라 석 달 열흘을 굶어도 부자(富者)로 살 것 같다.


동해안 바닷가에 오징어가 속살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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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浦項)으로 말머리를 잡아 경포산업도로(慶浦産業道路)를 따라가다 안강(安康)을 자나자, 흥해(興海)로 가는 도로(道路)왕복(往復) 4차선(車線)으로 맞이한다.
예전 같으면 포항(浦項)을 거쳐서 동해안(東海岸)으로 진입(進入)하였는데, 지름길이 이렇게 깨끗하게 나있어 별 힘들이지 않고 바로 시원한 동해(東海)바다에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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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秋收) 끝난 들판엔 흰색 원통형(圓筒形) 무더기가 이곳저곳에 나뒹굴고 있다.
무척 이색적(異色的)풍경(風景)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농촌(農村)엔 낟알을 훑어 버린 볏단을 흰 비닐 같은 것으로 포장(包裝)하여 판매(販賣)를 한다고 한다.
역시 한국(韓國) 사람의 아이디어는 세상(世上) 어디에다 내어놓아도 깜짝 놀랄 일이다.


경북 울진 영덕 해안가에 설치된 풍력발전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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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은 푸른 망망대해(茫茫大海)가 시원스럽게 뒤따라오고, 왼쪽은 기암괴석(奇巖怪石)()이어 있는 이곳 동해안 해안선(海岸線)은 그 옛날 서라벌(徐羅伐) 화랑(花郞)들이 유오산수(遊娛山水)하던 곳으로 유명(有名)하다.
멀리 금강산(金剛山)으로 ()하던 수많은 서라벌(徐羅伐) 국선(國仙)들은 이곳을 가로질러 절경(絶景) 곳곳에 그들의 흔적(痕迹)을 남겨 놓고 있다.
지금 달리는 차창(車窓)밖에도 백마(白馬)의 날렵한 발굽소리가 하모니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바닷가에는 높은 하늘에 반사(反射)되어 물빛을 투영(投映)하고 있는 넓은 백사장(白沙場)이 한 무리 흰 거품파도를 삼키고 있다. www.pjnonsul.com
   해안도로(海岸道路) 옆, 길 어깨에는 예외 없이 오징어가 부끄러운 나신(裸身)을 활짝 열고, 속살 태우기에 여념(餘念)이 없다.
코로는 벌써 오징어 피대기 굽는 내음이 한웅큼 들어와 뱃속을 꼬로록 하게 한다. www.pjnonsul.com
   매년(每年) 10월 1일이면 잡던 영덕대개를 올해부턴 11월 1일부터 잡기 시작한다고, 빨간 립스틱 꽃무늬 쫄바지 아지매가 침을 튀긴다.
입맛을 다시면서 먼저 월송정(越松亭)-月松亭이라고도 한다-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예서 조금 가니 거대(巨大)한 프로펠러가 온 산머리를 휘감아 돌고 있다.
가던 ()를 멈추고 쳐다보니 한 두 개가 아니다.
수 십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이것의 정체(正體)화석(化石)에너지 고갈(枯渴)을 막는다는 취지(趣旨)개발(開發)풍력발전소(風力發電所)라고 한다.
할리우드 영화(映畵)에서 보던 캘리포니아 풍경(風景)동해안(東海岸) 절경(絶景) 영덕에서 만나니, 서라벌(徐羅伐)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이 마음껏 두 팔을 벌려 하늘을 향해 노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화랑(花郞)들이 말을 달리며 하늘을 향해 포효(咆哮)하던 이 산하(山下)에 다시 육중(肉重)풍력발전소(風力發電所)가 생기다니, 묵묵(黙黙)히 받아들이는 동해(東海) 절경(絶景) 산하(山河)의 고마움이 애달프기 그지없다.


경북 울진 평해에 있는 ‘월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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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얼리 명사십리(明沙十里)가 나타나고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진 적송(赤松)들의 너울춤에 갈매기도 신이나 있다.
월송정(越松亭)이다.
입구(入口) 조그만 주차장(駐車場)기념품(紀念品) 가게가 있고, 바로 붙어 적송(赤松)이 온 하늘을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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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송정(越松亭)은 옛날 월국(越國)에서 소나무 묘목(苗木)을 가져다 심었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또한 서라벌(徐羅伐)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이 그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펼칠 요량으로 주유천하(周遊天下)를 할 당시, 달밤에 송림(松林) 속에서 유희(遊戱)를 즐기던 곳이라고 하여 월송정(月松亭)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이곳의 자연풍광(自然風光)을 보면,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이 주유천하(舟遊天下) ()에 여기 넓은 백사장(白沙場)에서 활쏘기 등의 무예(武藝)를 펼치면서, 둥근달이 뜨는 밤이면, 그들의 전통(傳統)향가(鄕歌)를 지어 불렀던 화랑(花郞)들의 명승(名勝)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타당(妥當)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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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전설(傳說)에 의하면 신라(新羅) 화랑(花郞) 사선(四仙)으로 유명(有名)영랑(永郞)술랑(述郞)남석랑(南石郞)안상랑(安祥郞)이 고성 삼일포(三日浦)와 더불어 월송정(越松亭)에서도 놀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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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일(後日) 고려(高麗)가 들어서고 나서 아름다운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인 이곳에 월송정(越松亭)이라는 정자(亭子)를 세우니 때는 충숙왕(忠肅王 : 1294~1339) 13년(1326)이었다고 한다. www.pjnonsul.com
   월송정(越松亭) 가는 길은 적송(赤松) 잎이 길가에 주단(朱丹)을 깔아 놓은 듯 온통 빛바랜 황토색(黃土色) 일색(一色)이다.
입구(入口)에는 평해황씨(平海黃氏) 시조(始祖)를 모신 제각(帝閣)이 있고, 오솔길을 따라 적송(赤松) 참살이를 하다보면 약간 언덕배기에 날렵한 정자(亭子)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화강암(花崗巖) 대리석(大理石)으로 된 계단(階段)을 오르면 팔작지붕을 한 월송정(越松亭)황금(黃金)빛 모래사장을 앞에 두고서 동해(東海)호령(號令)하듯 용기(勇氣) 충천(衝天)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아마도 그날 서라벌(徐羅伐)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의 용모(容貌)도 이와 다름없이 힘차고 용기백배(勇氣百倍)하였다고 여겨진다.


경주 시가지에 있는 고분들. 어떤 전설을 간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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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新羅) 화랑(花郞) 사선(四仙) 영랑(永郞)은 울주군 천전리 서석곡(書石谷)에도 그 자취를 남기고 있다.
영랑술년성업(永郞戌年成業)’이라고 뚜렷하게 예각(銳角)되어 있는 서석곡(書石谷)엔 수많은 화랑(花郞)들이 자신(自身)목표(目標)로 한 대업(大業)달성(達成)하고는 다시 주유천하(周遊天下)를 위해 동해안(東海岸)으로 말을 달렸을 것이다. www.pjnonsul.com
   월송정(越松亭) 적송(赤松)에서 품어져 나오는 신선(新鮮)향기(香氣)에 취해 시간(時間)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어둡사리가 치자 이내 마음이 바빠진다.
서둘러 숙소(宿所)를 찾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월송정(越松亭)을 벗어난다.
오늘밤은 이곳 평해에서 화랑(花郞)들의 넋과 장진주사(將進酒詞)라도 부르면서 유숙(留宿)하기로 하였다.
혹 그들의 흥취(興趣)를 돋우면 잊혀졌던 향가(鄕歌) 한자락이라도 듣는 행운(幸運)이 나를 찾을 지도 모를 일이다.


월송정으로 가는 오솔길엔 아름드리 적송들이 건강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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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송정(越松亭)은 일찍이 서라벌(徐羅伐)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이 그들의 웅혼(雄渾)기상(氣像)을 심어 놓은 곳이기도 하고, 고려말(高麗末) 순흥인(順興人) 안축(安軸 : 1287~1348)이 경기체가(景幾體歌) <관동별곡(關東別曲)>을 지으면서 세상(世上)을 품었고, 조선조(朝鮮朝) 가인(歌人) 송강(宋江) 정철(鄭澈 : 1536~1593) 또한 가사(歌辭) <관동별곡(關東別曲)>을 읊으면서 세상(世上)통교(通交)한 곳이다.
넓은 백사장(白沙場)은 가없는 포용심(包容心)을 가르쳐 주고, 울창(鬱蒼)송림(松林)은 더불어 사는 참살이 삶의 참모습을 말없이 오늘도 실천(實踐)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조그만 교실(敎室)에서 주입식(注入式) 교육(敎育)에 찌든 어린 미래(未來)서라벌(徐羅伐) 화랑국선(花郞國仙)들에게 한번쯤 이곳을 둘러보게 하는 것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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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한자
1.視覺  2.不足  3.表現  4.菊花  5.豊盛  6.道路  7.進入  8.秋收  9.風景  10.農村  11.包裝  12.販賣  13.韓國  14.世上  15.茫茫大海  16.奇巖怪石  17.花郞  18.絶景  19.痕迹  20.白馬  21.反射  22.餘念  23.化石  24.枯渴  25.開發  26.咆哮  27.肉重  28.山河  29.入口  30.苗木  31.浩然之氣  32.遊戱  33.傳統  34.鄕歌  35.妥當  36.傳說  37.新羅  38.後日  39.高麗  40.亭子  41.一色  42.始祖  43.階段  44.號令  45.勇氣  46.衝天  47.容貌  48.銳角  49.自身  50.目標  51.大業  52.達成  53.新鮮  54.香氣  55.宿所  56.興趣  57.幸運  58.雄渾  59.通交  60.實踐  61.敎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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